다낭에서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호이안 (Hoi An)으로 이동합니다.
다낭에서 남쪽으로 35km가량 떨어진 호이안은
지금은 투본강을 끼고 있는 작은 구도시지만,
15~19세기에는 해양 실크로드를 따라
아시아, 유럽 상인들이 상업과 문화 교류를 활발히 펼치던 국제 무역항이었습니다.
하지만 다낭이 1787년 응우옌 왕조를 세운 자롱 황제가 프랑스와 조약을 맺고 할양하며 점차 성장했고,
19세기 다낭으로 무역항이 이전되며 200년이 지난 현재 과거 해양 실크로드 거점의 영광을 담은 도시가 됐습니다.
특히 베트남 전쟁 피해를 거의 입지 않아 옛 모습을 간직하고 1999년에는 구시가지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며 많은 이들이 찾는 관광 도시가 됐습니다.
호이안에서의 첫 여정은 바구니배 (코코넛배)입니다.
바구니배를 타기 위해 먼저
'코코넛 마을'이라고도 불리는 '깜딴 마을'을 찾았습니다.
깜딴 마을에 입장하기 위해서는 30,000 VND의 별도 입장료를 지불해야 합니다.
깜딴 마을은 코코넛 열매가 열리는 야자수가 많다고 해서 코코넛 마을로 불리게 됐습니다.
그래서 마을의 주수입원인 대나무로 만든 바구니배 역시 '코코넛배'라고 부릅니다.
베트남인들은 이 배를 대나무로 만든 작은 배라는 의미의 '퉁투옌(Thung Thuyen)'이라고 합니다.
사실 바구니배는 아픈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프랑스 식민지 시절 배로 얻은 수익보다 많은 세금을 징수했고 전재산인 배를 눈물을 머금고 부순 뒤
고기잡이로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고안한 배라고 합니다.
대나무로 얽고 타르나 코코넛 오일로 코팅 방수처리한 배는 독립전쟁 때 프랑스 군함에 대항한 야간 기습용 배로 사용했다니 마냥 웃으며 즐길 유흥용 배는 아닌 듯합니다.
여러 업체가 난립하고 비용도 각각 다르다니
잘 알아보고 예약하거나 흥정하는 게 좋다고 합니다.
어쨌든 선착장 입구에 들어서면
우리나라 대중가요와 트로트 음악이 시끌벅적하게 울리고 베트남인, 외국인 관광객할 것 없이 신나게 몸을 흔듭니다!
투본강의 코코넛 숲 사이를 약 50분 간 떠다니는 배는
한낮에는 햇볕이 따갑고 무더우니 아침이나 오후에 즐기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저희는 안타깝게도 정오쯤 도착했기 때문에
두터운 선크림은 물론 '농'으로 무장했습니다!
‘농’은 야자나무 잎을 쪄서 만든 베트남 전통모자로
더울 때 부채, 비 올 때 우산, 햇빛이 내리쬘 때 양산 역할을 하는 만능 아이템입니다.
필요하면 바구니배에 있는 농을 써도 되니 미리 준비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참고로 바구니배 가장자리를 잡으면 다른 배와의 충돌할 때 손가락 부상을 당할 수 있으니 앉은자리의 나무 받침을 잡아야 합니다.
노를 저으며 가다 보면 바구니배 이외에 물을 나르거나
베트남 전통 복장과 방식으로 투망 하며 고기를 낚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또 햇살에 비친 투본강에 자리 잡은
야자수와 다양 수생 식물도 감상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투어의 시그니처인
멋진 바구니배 돌리기 묘기도 쉼 없이 펼쳐집니다.
바구니배 사공은 사진도 찍어주고
(저희는 받지 못했지만) 코코넛 잎으로 꽃, 메뚜기 모양의 반지와 머리띠를 만들어주는 등 아낌없는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배에 올라탈 때부터 끊임없이
'내 나이가 어때서', '강남스타일'과 같은
우리나라 인기가요를 부르며 흥을 돋았습니다!
그런 다양한 퍼포먼스의 결정체가 코스의 절반쯤 도달한 넓은 투본강 한가운데에서 벌어집니다.
커다란 스피커가 설치된 배에
여러 바구니배를 묶고 한껏 흥에 취한 여행객들에게
춤과 노래의 흠뻑 쇼를 선사합니다!
모두들 신이 나서 손뼉 치고 목청 껏 노래 부르고 함성을 지르는데 아마 이게 바구니배 투어의 클라이맥스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50분이라는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투본강을 부유하며 느낀 여유와
베트남 사람들의 투박한 웃음
그리고 어색하지만 정겨운 한국말은
다낭과는 또 다른호이안 만의 매력으로 다가왔습니다.
마치 흠뻑 땀 흘리고 난 뒤
시원한 망고 주스를 들이켜는
그 맛이라고 할까요!
※ 체크 포인트
- 요금 성인 100,000 VND, 아동 50,000 VND (변수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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