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나들이객을 시샘이라도 하는 듯
비도 추적추적 내리고 스산한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 봄입니다.
이런 애매한 날씨에는 역시
깊은 맛의 따뜻한 국물에
도톰한 씹을 거리가 풍덩 빠져있는
국밥이 땡깁니다!
그래서 찾은 곳이 바로
작전시장 내 숨겨진 맛집
수제 찹쌀순대입니다.
인천지하철 1호선 작전역 1번 출구로 나서
100m가량 걸으면
작전동의 명물 작전시장이 나옵니다.
작전시장 정문을 지나면
여러 맛집과 카페,
그리고 과일, 채소, 고기, 생선 등 여러 맛난 먹거리와
재미난 장 볼거리들을 팝니다.
이날 근처에서 일을 보고 시장을 가로질러 가던 중
갑작스러운 출출함을 달래고자 음식점을 찾고 있는데
식사 시간이 지났음에도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선
한 식당을 발견했습니다.
사실 순대국밥은 잘하지 못하는 가게를 가면
냄새와 식감에 따라 호불호가 명확하다는
평상시 지론에 따라 곰탕이나 국밥을 먹으려고 했지만,
많은 사람들의 선택과 기다림
그리고 업장에서 풍기는 좋은 향기와 포스에 이끌려
저절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입구에 들어선 순간 깔끔한 가운데에도
시장 특유의 정겨움과 안락함은 물론
근면성실함이 묻어 있었습니다.
순대국 특유의 구수한 향은 두 말할 필요 없겠죠!?
저와 어머니는 저희를 유혹한 향의 근원
순대국밥을 주문했습니다.
'뭘 더 시켜 먹어볼까?'라는 생각도 했지만
옆 테이블을 보니 양이 많아 보였고,
무엇보다 서비스로 순대를 주니
정말 대식가가 아니라면 순대국밥만 시켜도
양이 많다고 느끼실 겁니다!
보다시피 밥을 말면
뚝배기가 넘칠 것처럼 많습니다.
저는 내장을 좋아하지 않아 순대만 넣었는데
역시 순대의 양도 많습니다.
그리고 국물은 얼마나 끝내주는지!
돼지의 잡내나
프랜차이즈 식당 국물에서 나는 프림, 분유 냄새 같은 건 일절 없습니다.
고기를 며칠간 우려낸 듯 아주 깊은 맛과
휘휘 저어도 짙은 육수의 우윳빛깔도 흐트러지지 않을 정도로 진합니다.
대파와 부추를 잔뜩 넣어 신선함과 스테미너까지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
깊고 담백한 그야말로 진국을 선사했습니다!
70세 되시는 저희 어머니 역시 지금까지 먹어본 순대국밥 중
가장 맛있었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서비스로 나온 순대와 간, 내장 역시
순대국밥이 왜 맛있을 수밖에 없는지
맛의 근본이 되는 메인 재료의 중요함을
다시 한번 일깨워 줬습니다.
김치와 깍두기도 공장에서 나온 게 아닌
전형적인 집반찬의 면모와 맛을 갖췄습니다.
고추 역시 순대와 육수의 느끼함을
두 손으로 멱살 잡듯 꼭 잡아주고 있습니다!
이것으로도 만족이 안된다면
청양고추와 다대기, 새우젓 3총사로
맛의 척추를 입맛에 맞게 다시 접골해 주면 됩니다!
역시 아직까지도 뭔가 아쉽다면
들깨가루와 후추, 소금으로
디테일을 어루만져주면 됩니다!
하지만 여기서 특출한 맛의 핵심은 역시
마늘장아찌입니다.
다른 순대국밥집에서는 보지 못했던 마늘장아찌는
구수하고 담백하고 깊은 풍미에
'새콤달콤'이라는 새로운 좌표를 찍어주었습니다.
뜨끈한 국물에 순대, 간, 부추를 얹고
그 위에 마늘장아찌를 살짝 올려주면
아... 지금도 침샘이 요동을 칩니다 ㅠㅠ
마지막으로 수제 찹쌀순대의 최. 종. 병. 기.
사장님의 친절과 황태껍데기 튀김이 선을 보입니다.
역시 시장인 만큼 사장님은 손님들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웃고 반갑게 맞고 배웅해 주셨습니다.
또 본인이 먹으려고 남해에서 구입한
황태껍데기 튀김까지 테이블마다 손수 나눠주셨습니다.
순대국밥을 다 해치우고 너무 배가 불러 뒤뚱거리고 있는데
짭조름한 황태껍데기 튀김이 또 눈치 없이 입안을 헤집고 있었습니다 ㅠㅠ
역시나 정말 맛있습니다!
계획에 없던 시간과 장소에서
자주 즐기지 않던 음식 '순대국밥'을 만났지만
마치 어릴 적 친구를 예전 살던 동네를 지나다가
우연히 만났을 때의 그 놀람과 반가움처럼
수제 찹쌀순대는
제게 우연한 '맛과 기쁨'을 안겨주었습니다!
★ 체크 포인트
- 주소 인천 계양구 봉오대로 677번길 26 (작전시장)
- 연락처 032-464-7772
- 휴업 첫째, 셋째 주 일요일
- 참고사항 포장 2인 이상부터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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